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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4강 싸움을 해줬는데 아쉽다"

삼성라이온즈의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끝내 좌절되었다. 시즌 성적 5위, 롯데가 남은 경기에 지더라도, 삼성이 잔여 경기를 모두 이기더라도 "승자승"의 원칙에 따라, 롯데와의 경기 승률이 낮은 삼성이 4위를 할 수는 없다.

내가 응원하는 유일한 프로스포츠팀인 삼성 라이온즈가 13년만에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하였다. 스물아홉살인 지금의 내가, 16살부터 작년까지 단 한번도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적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가을 잔치를 다른 집 이야기로 봐야하는 상황이 닥친 것이다.

아쉬운 마음도 크다. 133경기의 페넌트레이스 중에서, 2경기만을 남겨둔 지금 4위까지만 초대받는 포스트 시즌 진출을 못한 것이 그렇다. 조금 더 일찍 정해졌더라면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지는 않았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지금. 어찌 보면 난 무척이나 배부른 소리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페넌트레이스 4위를 확정지은 롯데의 경우에는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에 걸쳐서, -8-8-8-5-7-7위를 하고 있을 때, 난 그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못하는 삼성에 아쉬워했을 뿐이니까.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걸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였었다.

올해도 삼성이 4강 안에 못들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투수진도 그리고 야수진도 못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그러던 내 생각은, 주전급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과 전력 이탈에 걱정스러움으로 변했다.

삼성의 절대 에이스 "배영수" 선수의 전력이탈.. 언제나 듬직한 돌부처 승환이의 부상, 최고의 유격수 박진만 선수의 부상과 삼성의 영원한 영웅 양신 양준혁 형님의 부상에 4강 진출은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 라이온즈는 신인의 대거 등장과 함께 마지막까지 4위 롯데를 힘겹게 하면서 4강 경쟁을 벌여주었으니 그게 오히려 대단한 것이 아닐까?

올해 부상으로 이탈했던 선수들은 내년이면 다시 돌아온다. 또한 투수진도 대폭 강화된다. 그 뿐만 아니라, "타격의 삼성"에서 "지키는 삼성"으로 변모하면서, 한국시리즈 2회 연속 우승의 기록도 세웠지만 예전의 모습이 많이 없어졌다고 아쉬워했던 야수진도 신인의 성장과 함께 내년에는 더욱더 멋진 모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난 이 정도면 충분히 이번 시즌을 잘 했다고 생각을 한다.

무기력한 5위가 아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삼성 라이온즈이기에, 삼성 라이온즈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더욱 더 커졌다.

이번 페넌트 레이스에서는 SK가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했던 연승행진보다 더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12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삼성 라이온즈의 더 놀라운 기록은 아마 깨지기 힘들 듯 하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내가 응원하던 모습이 함께 있었다는 점에서 더욱 더 뿌듯하다.


인터넷 댓글 중에서, 선동렬 감독을 비하하는 말과 상대팀의 저질스러운 말들이 난무했지만, 그 와중에서도 키보드 워리어가 되지 않고, 선동렬 감독과 선수들에 대해 "고생했다"고, 그리고 "고맙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찾은 건, 보다 더 앞서나가기 위한 준비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 아닐까?

올해 포스트 시즌은 이미 진출이 확정된 "KIA, SK, 두산, 롯데"의 경기가 이어지겠지만, 난 사실 포스트 시즌보다 내년을 앞서갈 삼성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


삼성 라이온즈, 내가 응원하고, 내가 꿈꾸고, 그리고 내가 낳을 아이가 응원할 팀. 내년은 더 멋진 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 시즌 열심히 뛰어주어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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