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상냥하기는 하늘의 별보다 어렵다? 공익광고 CF

2011. 9. 15. 22:35세상보기/조금 더 날카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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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함을 강요하는 현실 속의 지친 사람들


사람은 태초에 이기적으로 태어날 수밖에 없다. 수억 개 이상의 정자의 경쟁 속에서 단 하나의 정자만이 난자와 수정하여 이른바 "생명"으로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원초적인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무언가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에너지만을 소모하기 위한 부분이라는 것을 떠올리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은 그런 사람들의 이기심이 표면화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여직원들 사이에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상냥함"을 보여야 할 것이며, 꽃집 사장은 아이에게 친절한 미소를 보이고, 친구들 사이에 활발한 모습을 보일 것이며, 부하직원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조직 혹은 단체 생활에서는 "왕따"로 따돌림 당하거나, "꼰대"로 낙인찍힐 것이며, 자영업에 종사한다고 하면 손님이 줄어들어 매출이 떨어지고 말 것이다.

이른바 드러내보이는 상냥함이라는 것은 사실 "무형의 서비스"를 타인에게 제공함으로써 그 안에서 역시나 "무형의 서비스"를 다른 사람드로부터 기대하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성숙한 시민의식"이라고 이름붙인다. 


가장 친근한 가족에서 소홀한 것은, 그만큼의 신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범위를 "가족"으로 돌리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모습은 "밖", 즉 사회에서 보여주는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된다.

그 상냥하던 아가씨는 쌀쌀한 딸로 바뀌어 있고, 어린 아이를 배려해주던 꽃집 주인은 발에 채이고 채이는 동네 아줌마의 모습으로, 친구들 사이에 활발하던 고등학생은 꼰대를 대하는 아드링 되어 있고, 부하 직원의 짐을 옮기던 부장은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할 수조차 없는 가부장적인 남편이 되어 있다. (사실 마지막 남편의 모습은 현재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는 모습이기에 비현실적이긴 하다.)

그리고 공익광고는 우리에게 말을 한다. 당신의 모습 그대로 "가족들에게도 상냥해지라"고. 과연 어느 모습이 우리들의 "그대로의 모습"일까? 내가 보기에는 오히려 가족들에게 대하는 모습이 "사실적"인 모습이고, 타인에게 대하는 모습이 "시민의식에 고취된 모습"으로만 보인다.

이 광고를 다루는 웹페이지에서 한 누리꾼은 이렇게 댓글을 달았다.
KUBIZADV 2011-09-12

한국인들이 타인에 대한 배려와 예의, 체면과 사회적 지위에 많은 관심과 인식을 가지고 있고, 교육수준의 향상으로 과거보다 높은 시민의식을 고취해 왔지만 대상이 `가족`이 되었을 때, 가족이라는 범위는 `나`, 또는 자신의 부차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핵가족화로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가족간에 불화가 커지고 있고 심지어 가족 간의 강력범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가족간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는 광고의 등장은 시기적으로 적절하다 생각됩니다. 특히, 자신의 외적 측면과 가족에게 대하는 태도를 상반하여 비교함으로써 그 효과가 더욱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교육의 영향으로 인하여 타인을 대할 때의 모습은 더 이상 우리가 욕하는 "대륙의 시리즈"처럼 막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가족간에는 그러한 "타인을 대할 때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일단 가족들 간에는 "내 이런 모습도 받아들여주겠지"라는 신뢰감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미지는 기존 "대가족제도"에서 온갖 험한 꼴을 보더라도 결국 가족간에는 다 보듬어주는 그런 이미 유효기간이 경과된 전통과 함께, 프라임타임을 차지한 드라마들(대부분이 막장 소재를 한 두개 정도는 가지고 있는)의 영향이 크다. 결국 그런 드라마들은 해피엔딩으로 아무튼간에 끝나지 않던가?


가족간의 신뢰가 붕괴된 현재, 가족간에도 상냥함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변모하였다. 우리나라의 이혼율을 전세계적으로도 순위권에 들고 있는 상황이고, 세대간 갈등의 수준은 수치화하지 않았을 뿐 이미 당장 언제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단지 과거처럼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그냥 내버려만 둔다면, 혹은 그냥 "이해해주겠지..."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가족들을 대한다면, 결국 그 가정에 남은 일이라고는 "가족 붕괴"라는 뻔한 답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공익광고협회의 광고는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머지않은 미래에 대한 약한 수준의 경고라고 볼 수 있다. 사실 공익적인 측면에서 무언가를 강조한다는 것은 그것이 잘 지켜지지 않았을 때다.

예를 들어, 단적으로 말해서 "잔디밭에 들어가지 마시오!"라는 말은, 사람들이 잔디밭에 들어가서 술먹고 깽판을 부리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을 챙기라!"라는 말은, 사람들이 더 이상은 가족을 챙기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 시대의 "시민의식"이라는 "신자유주의의 창궐"에 따른 사회 전계층의 원자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그 내용에 대한 부분은 지나치게 정치적일 수 있어서 나중에 다시 한번 적어야 할 것 같다.

결론적으로는 가족간에서 이제 "타인을 대할 정도의 상냥함"을 "인위적으로"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피를 나눈 형제, 가족이라는 부분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 더 이상은 설득력을 갖추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끈끈한 정보다는 매일매일 "신뢰할 수 있는 모습"을 서로에게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종의 사회적인 가족제도의 붕괴에 따른 현상이지만, 그렇다고 지금 유지하고 있는 가족관계를 당장 파괴할 수는 없지 앟은가?

어찌보면 우리나라가 보다 더 "선진국"에 접어들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내가 어렸을 때 들었던 그 미국과 유럽이라는 나라의 모습이 이제는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되었음을 느낄 때, 우리는 이제 뿌듯하게 그 모습을 바라보아야 하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 한 켠이 싸한 이 느낌은 뭘로 표현을 해야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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