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페스티발, 새로운 시도 그렇지만 그것이 전부일뿐

2012. 2. 25. 17:29프로메테우스/나만의 생각나눔

반응형


성적 소수자에 대한 존중? 강요되어야 하는 권리인 건가?

무언가 야해보이는 포스터. 사람은 다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겠지만, 그런 별난 이야기들을 한 군데에 모아놓았다면, 아마 현실에서도 별반 차이가 있지는 않겠지만, 그걸 영화로 보게 된다면 바로 이런 느낌일까?

■ 페스티발 Teaser Trailer


"성(性)"적인 측면에 대한 대화나 이슈화를 지극하게 막고 있는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무언가 흔치않은 소수자의 성적 측면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위험할 수 있는 소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대물 지상주의 경찰"이라든가, "가학과 피가학"이라는 흔하디 흔한 동네 아줌마 아저씨 부분, "여자 속옷에 빠진 선생님"과 "인형을 사랑하는 오뎅장수", 용돈을 벌기 위해 "속옷을 팔아대는 여학생"의 모습까지 말이다. 어느 한 지점에 포커스를 두더라도 이른바 신문 사회면에 떡하니 나올 수 있는 소재가 아니던가?


■ 페스티발 Main Trailer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그들과 "동일(?)"한 성적 취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되었을 때, 모종의 동질감이나 위안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 관중을 지향하는 상업영화라는 측면에서 바라보자면, 그것이 과연 시장성이 충만한 영화였을 지는 조금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 기준으로 전국적으로 196,995명이 극장에서 관람하였고, 아직 나처럼 영화를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각종 사이트 등을 통하여 합법적으로 관람이 가능한 상황이라면, 향후에도 볼 사람들이야 더 있겠지만, 흥행했다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성적인 측면을 건드렸음에도 전국적으로 대박이 났었던 "색즉시공"과 같은 영화도 있었지만, 전적으로 그런 영화의 경우에는 등장인물 자체를 "희화화"함으로써, "저 녀석과 나는 달라"라는 것을 기본적인 배경으로 깔고 보여준 여파가 크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영화 "페스티발"의 경우에는 영화 내에 등장하는 "그들"과 "우리"를 동일시 하면서 인식의 부조화가 발생하게 된다. 즉, 같은 동네에서 살고 있는 "그들"을 같은 주민으로서 존중해 달라는 요구가 영화 전면에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가학/피가학"의 모습을 가진 엄마의 진솔한 모습을 접한 딸래미가 "변태 엄마"라고 하는 부분도, 사실 생계를 위해서 본인의 땀흘린 속옷을 파는 것은 괜찮고, 변태 엄마는 안되는 것인가 싶어서 어이없음을 자아내긴 했지만, 그보다 더 애매한 것은 그들을 보는 시각을 바꾸라는 영화의 메시지였던 것 같다. 과연 그들을 우리가 굳이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그리고 성적인 취향 자체가 존중받아야 하는 영역에 속해 있다는 것인가?


매니아 영화를 일반 영화로 포장할 때, 비로소 문제는 발생한다

성적인 측면에 있어서 매니아적인 그들과 유사한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을 때 그들은 진정 재미를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


즉, 과거 영화 "색즉시공"이 이른바 많은 이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했을 것들에 대한 "과장"에서 비롯된 것이고, 그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릴 수 있었던 것과 같은 맥락인 것이다.

예쁜 여자를 보면 한 눈에 훅 반하고, 혼자서 해결하는 모습들이나, 그런 모습들은 낯설지만은 않은 우리들 주변의 흔하디 흔한 모습 중에 하나로 여길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굳이 말은 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다만, "일반"의 생각과는 조금 다른, 일부만을 위한 생각들에서 그 이야기를 전체로 확대해 나갈 때의 모순점은 인정을 해야 한다. 왜 "그들"의 이야기를 마치 "우리"의 이야기인 양 확대해석하는가?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뛰어넘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영화 페스티발에서는 그런 부정적인 인식을 뛰어넘을 수 있는 장치가 그다지 마련되어 있지 않다.


"기봉아, 우리 지옥가자"라고 하는 대사가 연출되는 위의 사진에서는, "예, 그래 지옥 가세요~"라는 생각이 그저 들게 될 뿐이라는 거다. 그렇다고 그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그들의 이야기, 타자화된 이야기로만 느껴진다는 것이다. 공감대를 얻을 수 없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이리라.


본인이 땀흘러 적셔놓은 팬티는 결국 누군가의 남자의 손에 팔려나갈 것을 알면서 그것을 생계를 위한 것으로 희석시키는 여학생의 모습이나, 미녀 단백질 인형에 옷을 입히고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던 오뎅장수의 키스에서도, 과연 저들이 제대로나 살아갈까?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은, 그들의 모습이 내 안에 내재화되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결국 이상한 사람들이 이상한 스스로의 이상한 모습들을 받아들인다는 느낌인데.. 함께 사는 여자가 바이브레이터로 자위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 신하균의 저 표정과 내가 영화를 보고 나서 느끼는 느낌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보면, 아마도 나는 굳이 영화 티켓을 사서 영화를 볼 필요성까지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고, 만약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봤다면 다른 사람의 관람에 조금 우려는 표하는 관객 중에 한명이 되지 않았을까?


하지만, 상업영화만 아니었다면 호평 받았을지도

상업영화라는 태생적인 한계가 영화를 통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일텐데, 아마도 이 영화는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주 타겟 자체를 소수자로 돌리고 그들의 시각에서 그들의 모습을 조금 더 진솔하고 사실적으로 담았다면 어땠을까? 적어도 소수자를 위한 영화에서는 그 족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신하균이나 엄지원, 백진희나 류승범 같은 이름이 알려진 배우들이 출연했음에도 영화를 보고 나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좀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관중의 눈높이를 가진 내가 보기에도 그다지 끌리지는 않았으니, 아직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시선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