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디즈니 애니메이션「겨울왕국(Frozen)」

2014. 2. 3. 01:15프로메테우스/흥미로 바라보기

반응형


겨울왕국, 눈에도 귀에도 홀릭해버리다

애니메이션은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물론 애들이 많이 보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전연령 관람가"라는 무서운 카피는 특히나 방학 시즌에는 무수히 많은 철없는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봐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그래도 "심야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야밤(?)에 영화를 보는 거였다.

[ 동영상 출처: 영화 "겨울왕국" 메인 예고편 ] (6)

어렸을 때 언젠가 읽은 거 같기도 한 "눈의 여왕"의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워낙에 오래 전이라 사실 기억에는 잘 나지 않았다. 역사를 드라마로 배우는 요즘 어린 학생들하고 별반 다를 바 없이, 그냥 새로운 이야기를 보듯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긴 하다. (원작에선 분명 눈의 여왕이 착하게(?)는 나오지 않았을 거다.) 원작에 대한 재해석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즈의 마법사"를 전혀 새롭게 해석한 "위키드"와 비슷한 셈으로 치고 넘길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원작보다 더 뛰어날 수 있는 것은 "한 사람의 머리 속에서 상상"해야 하는 책과는 달리,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무척이나 많다는 점이다. 인간이 기술의 힘을 빌려 그려낸 장면들은 실사 3D와 같은 "아바타"도 있지만, 2D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그림이야 말로 제대로 상상력을 발휘하는 영영이 아니겠는가. (영화 시작부분에 짧은 디즈니 미키마우스 애니메이션이 재창조되는 것처럼 말이다.)

[ 동영상 출처: Walt Disney Animation Studio, "Disney's Frozen 'First Time in Forever' Trailer" ] (4)

하지만, 그런 시각적인 부분만이라면, "겨울왕국"이 과연 이만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었을까? 불가능했을 것이다. 영화 전편에 흘러나오는 뮤지컬을 방불케하는 노래들은,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계속 여운을 남겨준다.

뮤지컬을 보는 것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이어지는 노래는 그 가사의 전달력이 100%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내용에 몰입할 수 있게 했으니까 말이다. 

두 자매의 이야기인 "겨울왕국"에서 언니인 '엘사'를 예고편에 주로 등장시켰지만, 실제 영화에서는 동생인 '안나'의 노래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어찌보면, 예고에 엘사만을 등장시켜서, 기대하지 않았던 '안나'의 노래에 더욱 더 감동을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 동영상 출처: Walt Disney Animation Studio, "Disney's Frozen 'Let it Go' Sequence Performed by Idina Menzel" ] (5)

영화 속에서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엘사가 부른 'Let It Go'라는 곡이다. 마지막까지 이 영화를 볼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었던 나로 하여금 '영화를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한 예고에 깔려 나오던 노래였으니 말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캐릭터를 부여하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상대적으로 "슈렉"이나 "쿵푸팬더"로 유명한 드림웍스보다 캐릭터를 예쁘게 만들어낸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전작이었던 "라푼젤"에서도 미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나왔다고 한다면, 이번 "겨울왕국"의 '안나'나 '엘사'의 경우에도 어린 아이들이 인형놀이를 할 때 등장하는 바비인형과 같은 외모가 그대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미소녀 캐릭터야 워낙에 옆 나라 일본에서 강세이지만, 2D로 나타내는 캐릭터의 표현과 3D로 나오는 캐릭터의 표현의 느낌은 다를 수밖에 없고, 캐릭터 '이쁘게 생겼네'라는 생각과 함께, 나오는 노래마저도 귀에 꽂히니 영화에 몰입이 될 수밖에.


그리고 꼼꼼하게 영화를 잘 보는 누리꾼들이 찾아낸 것이지만, 이번에는 그 캐릭터 안에 '버릇'이나 '습관'까지 함께 담아냈다. 입을 가리고 웃는 '엘사'의 모습이나, 두 뺨에 손을 가져다 대는 '안나'의 모습은, 실제로 영화를 볼 때는 나도 놓치고 본 부분이기는 하다. 하지만, 캐릭터의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만들어낸 것을 보면 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낸 사람들도 정말 집요(?)한 사람들이구나 싶었다. 


디즈니의 진부한 결말에서 드디어 벗어나다


그 동안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너무나 "권선징악"과 "(왕자 혹은 훈남과의) 해피엔딩"에 묶여 있었다. 원작 동화의 엔딩마저도 파괴해 버리고 왕자와의 사랑을 이어버린"인어공주"라던가, 전작이라고 볼 수 있는 "라푼젤"에서도 결국 남자와 눈맞아 결혼하는 것이 엔딩이 되었었다. '옛날 옛적에~'로 시작하는 동화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한편, 드림웍스의 경우에는 그런 엔딩 자체가 없다. 이야기의 주된 서사를 "현대"에 맞추고 다만 그 배경을 정확하지 않은 암튼 오래전 옛날로만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흔하지 않은 결말에서 재미를 더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슈렉"에서 피오나 공주가 공주가 아닌 녹색 괴물로 남는 모습에서 느낀 흔한 엔딩 파괴의 느낌이란!!


"겨울왕국"에서는 우선 '한스 왕자와의 엔딩'을 거의 끝까지 이어가는 듯 하다가 훌렁 깨버리고, 등장하는 다른 남자인 크리스토프와의 엔딩도 뒤로 미뤄버린다. 디즈니가 길고 길게 역사처럼 이어왔던 "미녀 공주 혹은 공주급 캐릭터"와 "훈남 왕자 혹은 그에 준하는 캐릭터"와의 '결혼엔딩'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드디어 벗어난 셈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자매애(愛)"가 자리를 잡았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의 뜨거운 눈물과 희생이 심장에 박혀버린 얼음 조각을 녹여버린 것이다. 물론, 치고박고 싸우고 질투하는 현실의 자매 사이에서 그런 사랑을 발견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런 불가능한 것이 마치 가능한 것처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애니메이션 아니겠는가. (어떤 의미에서는 예전에 봤던 영화 "ING..."에서 결국 남녀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모녀간의 사랑이야기였다는 점에서 느꼈던 김빠짐이 있을 수도 있기는 하다...)


한편의 잘 만들어진 뮤지컬, 영화 "겨울왕국"
 


영화를 보면서 남는 것들이야 제각각이겠지만, 영화 "겨울왕국"을 보는 동안에는 노래에 꼭 집중해서 볼 필요가 있다. 영화관을 나서면서, 마치 한 편의 잘 만들어진 뮤지컬을 보고 나온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는 점이 공통된 감정이기 때문이다.

디즈니에서야 영화 "라이언킹"에서부터 OST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었는데, 그 옛날 "라이언킹"에서 터졌던 포텐이, 한번 더 "겨울왕국"에서 터져나왔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노래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이 있기에, 전세계 25개 국어로 'Let It Go'를 따로 더빙했을 정도니까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씨스타의 효린이 'Let It Go'를 불렀다고 한다. 아래의 동영상은 25개 국어로 부른 'Let It Go'와 원곡의 느낌을 비교하기 위한 일본어판 'Let It Go' 동영상이다. (참고로, 일본은 2014년 3월에 개봉한다.)


[ 동영상 출처: Disney's Forzen - "Let It Go" Multi-Language(25 Languages) Full Sequence ] (7)

[ 동영상 출처: 월트디즈니, "[겨울왕국] Let It Go 씨스타 효린 MV" ] (9)

[ 동영상 출처: 
Frozen Let It Go/ありのままで May J POP ver. 中文/日文 字幕 ] (8)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재미난 영화를 통해서 들을 만한 노래 한 곡을 건졌다는 것만으로도 3D 영화 14,000원의 영화값은 제대로 챙겼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3D의 비중은 생각처럼 크지 않다. 전편인 "라푼젤"보다도 3D의 비중이 좀 적다고 볼 수 있다. "라푼젤"에서는 그 '등'을 하늘에 띄우는 영상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3D여서 '이건 정말 3D로 봤어야 했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겨울왕국"에서는 처음에 얼음을 톱으로 자를 때, 그때 좀 3D 효과가 있었다고 봐야하나? 나머지는 그냥 일반 영화로 봐도 무방하긴 하다. 다만, 이왕 3D가 있다고 한다면, 나중에 2D로 다시 볼 바에야 한번에 3D로 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렇긴 하지만 말이다.

언젠가 시간이 많이 흘러서, 내가 어렸을 때 봤던 "인어공주"나 "라이언킹"을 거론하듯, 내가 같이 영화를 보는 것을 그토록 주저했던(?) 지금의 어린 사람들이 "라푼젤"과 "겨울왕국"을 이야기하는 날이 온다면, 참 느낌은 새롭긴 할 것 같다. 애들이 시간대를 골라서, 부디 재미난 영화를 재미나게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 참고 사이트

1. Walt Disney Animation Studio, Project "Frozen"
2. "Frozen" Official Website
3. 영화 "겨울왕국" 공식 홈페이지
4. Walt Disney Animation Studio, "Disney's Frozen 'First Time in Forever' Trailer"
5. Walt Disney Animation Studio, "Disney's Frozen 'Let it Go' Sequence Performed by Idina Menzel"
6. 영화 "겨울왕국" 메인 예고편
7. Disney's Forzen - "Let It Go" Multi-Language(25 Languages) Full Sequence
8. Frozen Let It Go/ありのままで May J POP ver. 中文/日文 字幕
9. 월트디즈니, "[겨울왕국] Let It Go 씨스타 효린 MV"




반응형